한참 남대문에서 열심히 거래선을 순회하고 있는데..
오랫만에 한번 만나자고...그 친구 한테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거래선에서 최근 시국 이 어수선해서..
영 장사가 안된다는 점주들과 수다를떨고 있던중이라..
부랴부랴 ..다음주에 납품할 ..상품 주문을 받고 ..
그 친구와 약속한 목동 이대병원 부근 커피숍 으로...
한 2년만에 보는 그친구는 많이 수척해 보이고
조금은 촌스런 모자를 쓰고 ..많이 피곤한 모습이 였다..
항암 치료로 머리가 빠져 모자를 쓰고 있다고..
순간 멍 했다..알고는 있있지만..막상 그친구를 보니..뭐라 할말이...
혹시..또 재발...그말은 차마 할수가 없었고...
그냥 내가 보고 싶었다고..
갑자기 생각이나 지금 아니면 나를 영원히 못만날것 같아서..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했지만..진심이라는 느낌이였다...
******
20 년전쯤..그친구와 나는 각각 다른 브랜드 모 화장품 대리점을 ..
같은지역.. 서울 변두리 몇개구에 화장품 점포 를 순회하면서 장사를 했기에
거래선에서.. 자주 그친구와 부딪치며..알게 되었고...
나이도 비슷했고.. 나보다 한살 많았지만.. 서로 말을 트고 지내는 사이가..
그 당시..장업계 전체가..
대리점 체제에서..브랜드 샵 위로로.. 대대적인 유통변화.의..물결 속에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종합 화장품 판매점포가 브랜드샵으로 변하고...
일반 화장품 대리점들은 상품 판매할 점포가 점점 줄어들면서...
드디어는 대리점들이 하나둘 붕괴되어 가는 와중에..
그친구도 나도..앞서거니.. 뒷서거니..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고..결국.. 부도를 맞고..
재산이 압류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되고..그때 내나이 40대후반..
그리고는 한참에 세월을..방황속에서 ..서로 술친구를 하면서..서로를 위로하고..
약간의 방황뒤에.. 시간이 약이라고..뭔가 새로운 시작을....그친구는..
다다구리 라는..전전세 점포에서 떰핑 화장품을 판매하는 장사를..시작하고..
난 그럴 여유도 없어...완전 빈털털이 에서..중국으로 뭘할까..향설란 배를 타고..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그친구와 난 재기를 시작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쯤 에서..
그친구는 다시 모 화장품 회사 로드샵인..브랜드 샵을 운영했고..
난 나름 소무역 (보따리)에서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고..
아무튼 둘다 일단 재기에는 성공 했었다..
*****
그친구..처음에는 위암으로 초기에 발견해 ..
수술로 완치 되는 듯 했지만.. 반복되는 ..재발..또 재발..
처음 위암 그리고 다른 곳으로 전이된 암 수술만 4번 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 친구 마누라가 ..보험은 좀 들었기에 병원비는 그리 문제는 안된다고..그나마 다행..
그 친구가 말한다.. 나이 60대 후반이면..살만큼 산것 아니냐고..
그리고는 창백한 모습에 눈커풀이 샤르르 떨리는게..
그리고 아직 이렇게 움직이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커피는 못먹지만 쌍화차는 마실수 있고..
요즈음 의학이 발달해 ..어쪄면 100살 까지 살수 있을 거라고..
농담죠로..웃으면서..그말을 듣는 순간 울컥.....
커피숍에서 30분 정도 이야기 하는 것도 많이 힘들어 했다
걱정도 되고 ...그리고 뼈속깊이 고마움도 느끼고..
넌 날 친구로 생각 했는데..
난 그친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 이나.. 했었나..미안하고..
먹고살기..힘들어
전화 한번..문자 한번 그 친구에게 제대로 못한것 같다..
******
그 친구
그시절 함께 비슷한 시기에..부도낸 수많은 화장품 대리점 사장들..
그중에서 나와그친구가 그래도 유일하게(?) 재기에 성공했기에..
항상 그것이 자랑 스러웠었다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돈ㅎㅎㅎ ..많이 벌지도 못하고 .. 빈수레만 요란 하면서....
그리고...한치앞이.. 저승길인데...
병원에서 처방전 받아. 약국에서 ..약을 정말 한보따리..짊어지고(?).
이제그만 간다고 한다..
어디로가..저승으로가..하마터면 그말이 튀어 나올뻔 했다..
커피숍에서 나와 그 친구를 택시에 태워 보내면서..
참 인생 이라는 것이...그런 생각이.. 생각...생각..
언제부터인가..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저세상으로..내곁을 떠났다..
내 동생도 ..내 누나도 ..내부모도..내 친구들도...나만 남은 것 같은 ..이 지독한 외로움..
아..마누라가 있지..자식은 소용없고..저 살기도 바쁘고..자기 자식 사랑 하기에도 바쁘고..
웬수같은 마누라..사랑 할수밖에 없는 저 웬수....
그 웬수가 내곁에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것이...너무 고맙고..
그래도 날 친구라고 생각 해주는 사람이 아직도 남아 있어..너무 고맙고..감사하고..
고맙고.. 감사하고..자주 눈믈이 나는 건..
그건 아마도..나이 때문인것 같다..
그러나..아마 난 ..또..내일은
어제일을 훌훌 털어버리고...인천공항으로..
아직도 남은 내 꿈을 찻아..이른새벽 부터 ..설처댈 것이다...
마치..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목동 에서...한 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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