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자격지심..

hokunsoo 2022. 3. 2. 06:50

 

카톡으로 혹시 시간이 나면 전화 한번 해달라는 메세지가..들어 왔다..

처음에는  누구인지 잘 생각이 안났지만 ...

 

전화를 해보고야.. 바로 누구인지 생각이..

오래전에 함께  화장품을 판매하던  동료  였다.

 

뭔가 부탁 할 일이 있다고 한번 ..식사나 하자고..

난..코로나 문제로.. 식사는 그렇고 ..한번 만나자고..

 

내가 40후반..그친구가 30대초반쯤  서로  화장품으로 ..만나..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서로 통하는 면도있고 ..거래선도 겹치고..해서..

 

거래선  정보도 교환하고..상품정보도..술도 한잔하고.그렇게 그렇게 인연을 만들다가..

화장품 브랜샵  문제로 그 친구도 나도 ..비슷한 시기에 부도를..

 

내가  화장품으로 부도를 내고 중국 으로 일본으로 다니면서 ..

가끔  일년  아니면 몇년만에  만나거나 아니면  톡으로  서로 안부정도 묻는 그런 사이...

 

그렇게 그친구와  전화로 만나기로  하고는 ..

내가 차가 없다고 하자 ..그친구가 나를  픽업 하겠다고..

 

그리고는..

그친구를  거리에서 기다리는데..왠 벤츠한대가..운전석에서 그친구가..싱긋 웃는다.

 

좀  기분이 묘했다..

기분이 상했다고 해야하나..괜한  자격지심이..

 

*******

 

그친구는  코로나로 너무 피해가 크다고 했다..

장사가 안되 겨우 겨우 현상유지  정도 하고 있다는  엄살을....

 

난 순간적으로..뭐야  이친구..

장사가 안되는데  직원은  이렇게 많아 .. 보이는 직원만  대략  3-4명 정도..

 

그리고 벤츠는 또  뭔가..

또 왜   나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리고  왔는지..의문 투성이다..

 

그친구 왈..형님 가끔 형님 소식은 인테넷에 들어가 보고 있었고..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글도 보았다고..그 친구가 말한다..

 

그리고는 ..

인삼차 한잔을 주면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를..

 

사무실은  코로나 와는 상관없이 외형적으로는 활기차게 움직이는듯 보였다 ..

한동안 전화나 톡으로.. 안부인사만  했었기에 자세히 그 친구의  상황은 난  잘 모른다..

 

부도후 그친구..화장품 덤핑장사를 하다..OEM 도 해보고 중국 저가 화장품도 수입도 해보고..

홍콩에서 일부 유명 상품 병행수입도 한다는..이야기는 그친구로터..아니면  건너건너 소문으로..

 

직원도 한명 한명 늘더니 이제는 자신포함  모두5명 이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한동안 장사는 좀 되었는데 역시 코로나로 한계 상황에 도달한것 같다고..그 친구는 이야기 한다..

 

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것이  지금은  좀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찻아야 하는데..잘   안되고 있다고..

 

*****

 

난 벤츠부터 물었다..

언제부터 벤츠를 몰고 다녓냐고..

 

그친구는..

거래선에서 미수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 그 벤츠  안받으면 ..그나마..

한푼도 회수를할수가 없어 ..어쩔수없이..

 

그리고..

거래선 방문할때 벤츠를 타고가면.. 대우가 달라진다고..

 

또한 자신은 항상 벤츠를 오래전부터 타고  싶었다고..

좀 사치 인줄은  알지만..열심히 일해서 오래도록 벤츠를 타고 싶다고..

 

그 친구의 솔직함이 부러웠다..그리고 젊음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는 나에게 제안을..

한 일년만  자신을 도와줄수 없냐고...

 

지금 자신이 좀 힘든데..아마도 코로나 문제로 좀더 힘들어진것 같다고..

딱 1-2년만  도와 달라고..

 

결론적으로 자신에  직원으로 들어와..영업을 해달라는 이야기다..

 

한동안 난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겠다는 말도 할수가 없었다..

 

아 나이에 내가 취업을..생각해  본적도 없다..

내가 거절할것을 뻔히 알면서.. 나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이유가 뭘까..

 

순간적으로 별 생각이 다 든다..

나와 자신이 동시에 부도가  났는데..자신은 이렇게..성공했다고..나한테..자랑질... 

 

그건 아닌것 같고..아님..

 

저 친구가 보기에 ..내가 아직도..현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

측은지심에서 나를 도와 주려고..

 

아님 정말  지금 상황이 힘든데 이  위기를 헤처 나가려면

내 경험과 지헤가  정말  필요해서...

 

******

 

그 친구 사무실을 나오면서..

그리고 그친구가 집까지  모시겠다는걸   완강히 거절하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참 생각이  복잡하다..

내 자격지심 인가..

 

함께 동시대에 부도가나 ..원점에서  난 중국 일본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20년이란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고 ..

 

그친구는 ..

한국에  남아 덤핑  화장품 장사를 원점에서 악착같이 시작해..

결국  OEM 생산을  그리고  수입을 ..

 

지금 그 친구는 재기에 어느정도 성공(?)하고 난..

겨우 먹고 살만한것을 감사하며 살고 있고.. 

 

그  친구는 이제 한창 일할  50대 후반이고.. 난 칠순..

그친구의 젊음이  그친구가  재기에 성공할수 있는 밑거름이 였나..

 

하지만 내가 부도가 나 중국 일본을 헤메이던  시절은 분명  나도 50대 초반 이였다.

그 당시에는 나도  젊은편 이였지만  난 재기에 성공 했다고는 할수가 없다.. 

 

분명한건  그친구의  제안은  조금은 호의적(?)이 였고 진심도 보였다는 것이고..

하지만...난  분명하게  그친구의  제안을  두번다시 이야기하지  못하게 강하게  거절했고..

 

내가 거절한 이유는 .

내가 너무 나이가 많고...이제는 거래선  다니는 것도 힘에 벅차고..

 

그리고 이제는 머리 회전도 느리고..

기억력도 점점 쇠퇴해서..건망증이 아닌가 그런 의심도 들고..

 

무엇 보다도  체력이  안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그건 솔직히 핑게(?) 였다..

 

왠지 난  그친구가 내게 자신의  성공을  자랑질  하고있다는  인상..

그리고...정말  내가 필요해서 그런제안을  했는지 저의도 의심스럽고..

 

무엇보다도..

내게 그런 자격지심을 들게 한  그 사실이 ..불쾌하고..그친구가  원망스럽고....

 

정말 내가  이 나이에  젊은친구들과  어울려 일을 할수 있을거라 생각 했는지..

그것도 내가 이나이에 그의 직원으로서.. 일을 제안 한다는게..

 

한편으로는 ..자괴감도 들고..

 

나를 좀더 배려 했다면..

차 한잔  나에게  대접하면서..요즈음  장사가 힘든데..  

 

어떻하면  이 어려움을  헤처  나갈지..조언  좀 부탁합니다..

지금 형님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그렇게 만 ..거기까지만..말을 했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친구를 이해 되는 부분도 있고..

그친구 말중에..

 

혼자서 장사할때가  어찌보면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던 말이..

직원이 늘어나니  직원도 직원가족 까지 먹여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라는 그 친구의  말이 ...

 

혼자 장사를 할때는 ..잘되는 안되든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지면  되는 것이지만.. 

직원이 있다는건  장사를 쉽게 축소 할수도..직원을 함부로 내보낼 수도 없다..

 

장사가 안된다고  오너가 누구에게 하소연 하기도  힘들것이다..

혼자 ..오너 혼자 모든걸  감내 해야 한다..

 

그친구도 오죽하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 했겠는가..

그 요청하는 과정이 잘못된 것이지만..그친구의  현재 상황은..

 

분명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어쪄겠는가..힘들어도 ..그친구 스스로  헤처 나가야지..

 

그 친구는 아마도  지금의 난국을  잘  헤처 나갈 것이다..

IMF 도..그리고 화장품 유통대란도.환율파동도 .그 친구는 .잘 이겨냈다..

 

장사는  위기도 있고 기회도 있다..

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올때도 있다는 것이다...

 

 

 

 

 

 

 

 

 

 

 

 

 

자격지심......한 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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