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그 선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3년만인가 4년만인가...
오래전 30년전 포철을 사표내고 포항에서 서울로 올라와..
두번째 직장을 잡은것이 시계 회사 였는데..
그 시계 회사 초보 영업사원시절 내 사수였던 회사 선배다 ..
내가 그선배로부터 그당시 우리나라 시계판매의 최고 노른자 지역인 중구 종로구를..
따라 다니면서 ..시계 영업을 배우던..그시절..
벌써 20년이 넘는것 같다...그당시에는 그지역이 그렇게 좋은 지역인줄 전혀 몰랐을 초보때...
난 지역 금은방을 상대로 시계영업을 하는것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방법의 시계판매를 한번 해보겠다고...(예나지금 이나.. 난 좀 설치는 경향이 심했음)..
회사 간부들을 설득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전국 노동조합을 돌아다니며 산업근로자를 상대로 시계를 판매하는..
새로운 특수판매 팀을 만들어 난 정신없이 전국 유명 공단및공장에 시계를 팔러 찻아다녔고...
국산품 애용이라는 케치플레어를 무기로..
25년 전쯤.. 그당시는 국산품 애용이 산업근로자 들에게는 통했던 그 시절...
공장 근로자를 상대로 참 한국 시계를 많이도 판매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외국 상품을 팔러 다닌 다고 중국 일본을 다니며 소무역를 하고 있고
인생 참 아이러니 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선배 하고는 회사조직의 사수와 조수를 넘어서... 그런 저런 인연으로..
20년이 넘게 가끔 안부를 묻는 그런 사이 였다..
반가웠다..
만나면 참 할이야기가 많다..요즈음 어덯게 지냈느냐..
나만 보면 선배는 항시 불안 하다고 한다..
하도 일을 저지르는 내 성격에 ..또 일 져지르고 ..부도내고..또 뭔 일을 만들것 같아서..
항상 나만 보면 불안 하다고 하던 선배다...
선배는... 요즈음 내가 소무역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고..
어떻게 ..살고있냐고,..물었다...
선배...
나 이제는 얌전히 살고있어
돈도 없고...힘도없고 ..마누라 무서워..그냥 조용히 죽은 사람처럼 ..ㅋㅋㅋ
이런 저런 이야기끝에 ..선배가 어렵게 말문을 연다..
요즈음 소무역 어때...
조그마한...점포(도배장판) 를 하다...
동네 지물포는 사양 업종이라.. 도매만을 전문적으로..수주하다..
그것도 힘에붙여..이제는 그일도 그만 두었다고 한다...
해서 약간의돈으로 3층집을 사서 방 몇개를 월세를 놓았는데 ...
그짖도 더러워서 못해먹겠단다...
삼천에 월30만원..둘..그리고 이천에 월50만원을 받는데...
때마다 집수리를 해야한단다..
보일러가 고장이 안나면... 도배 아니면 장판이라도 교체 해달라고 하고...
수도가 새거나 ...싱크대 바꿔달라는 월세입자들...
심지어는 .집안 전기 배선 바꿔달라는 세입자도 있다고...
일년 월세 받아봐야 이방저방 ..천 만원 조금 넘는데..
그중 1-2백은 꼭 집 수리비로 나간다고 ..일년에 한번은 ..
뭘 수리해도 수리 한다고 자신이 직접 그방에 살았을때는 10년을 살아도 수리를 안했는데...
월세만 주면 해마다 ...뭘 수리해도 수리해야 한다고..
정말 더러워 월세 받아서는 ...못살겠다고... 하소연이다...
한달 100 만원 실 수입도 안된다고...
차라리 장사를 하고싶단다 ..월세를 전세로 전환해서..
그것도 소무역을...
시계 수입하자고 떼를 쓴다..
선배에게 정중하고 그리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20-30대 젊은 이들도 점포상대 영업을 하라면 힘들어..하는데...
60이 넘어서 이제 또 다시 포인트 영업을 하겠다고...제발 그만두라고 했다...
영업 말이좋아 영업이지..
제발 내 상품 팔아주십시요..점포마다 찻아다니며..구걸하는거 ...그거 나이들면 못한다고..
그거 계속하던 놈들이나 하는것이라고 ..매몰차게 거절했다...
선배는 과거 영업을 10년정도 해본 경험이 있기에..자신이 있는것 같았지만..
이미 20 년이 지난 점포영업. 방식이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는..것을 누구보다 내가 알고 있다...
포인트 영업 ..그것도 나이60이 넘어서 ..절대못한다고 난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더더군다나 지금은 동네 금은방이 사라지는 사양산업이고..
지하상가 등지에 겨우 몇개정도의 시계전문 점포가 명맥을 유지하고..
선배는..많이 나에게 섭섭한것 같았다..
저녁 무렵이라 ..선배에게 .술 한잔 하자고 이야기해도 바쁘다고..일어선다..
내가 잘못 이야기 했을수도 있다..
이런저런 상황 이야기를 좀더 들어볼걸..경솔했다고 후회도 된다...
선배가 아들이 있어... 그 선배 아들이 무역이나 판매를 도와준다면...
나도 어떻게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난 그 아들과 진지하게 소무역에 대해 이야기 했을지도 모른다...
또 선배 와이프는 전혀 장사 타입이 아니다...
학교선생...출신이였고...퇴직후에도 집안에만 있었다.고.. 들었고...
그리고..나이가 60이 넘었다..선배부인은 ..장사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왠지 씁씁하다..
그나마 선배는 집이 커서... 방 몇개를 ..월세로 주어도...
그런대로 살수있는.. 커다란 .3층짜리 집이있는 것도 그것도 행운이다...
하지만 그래도 허전하고 씁쓸하다..
나이가 든다는것이..그리고 ..나이들어 산다는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