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님..점주님..
회현역 몇미터전에 있는 유명 만두집 가메골에서..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적당히 섞어서 몇개만 사와용..ㅋ ㅋ..
휴대폰 문자를 받고 처음에는 황당..
그리고는 피식 웃음..그리고는 좀 짜증..
최근들어 코로나로 활동량이적어 조금 한가하지만..
언제 회원역까지 가서 만두를 사고.. 그것을 달랑 달랑 들고 ..그 여사장님의 점포까지 가야하나..
한때는 일본 중국관광객 들에게..
남대문 호떡집과 만두집은 반드시 들려서 먹어봐야 한다는 맛집 소문에..
이 만두집 정말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는데..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면서 최근에는 다행히 줄을 서지 않아도..
바로 사 먹을수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였다..
투덜 투덜 거리며 ..내가 이나이에 .이런 심부름까지..뭐 이런 *같은 경우가..
비맞은 중처럼 중얼 중얼거리며..만두를 들고 그 여사장님의 점포에..
하지만 본격적인 짜증은 그때부터..
코로나로 종업원없이 혼자 화장품 점포를 운영하면서 지처서 그런지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었는데 이제막 점포문을 열고 한참 상품을 진열 중이였다.
나를 힐끔보더니..왔어..
그리고는 마포 걸레자루를 내게주면서 빨리 화장실 가서 빨아오라고 한다..흐미..
점포 여사장과 둘이서 신나게(?)..마포질에 점포 상품정리를 하고..
가메골에서 사온 만두와 커피를 마시면서 ..투덜 투덜..투덜덜..
뭐야 이나이에 ..내가 집에서도 걸래한번 안만져 보는데..
이짖을 시키고싶어..그것도 전화로 불러내서..짜증나는거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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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옷은 두터운 점퍼에 ..뒤뚱 뒤뚱..
잘 하지도못하는 청소며 상품 진열을 ..투덜투덜 .. 중얼 중얼..
그 와중에 점포를 스캔하고.. 점포에 전체적인 진열상품이 예전 만 못한것 같다..
뭔가 허전..코로나와 점원없이 혼자 하는 것도 이유겠지지만..
무엇보다도 매출이 줄어.. 화장품은 유효기간이 있는지라..
잘 팔릴지도 모르는 불확실 성에서 아마도 선듯 상품을 구매해서 진열 하기가..
왠지모를 측은지심이..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 여사장과의 인연으로 ..점포에서 청소와..그리고 간간히 판매를 도와주는 일은..
참으로 오랫동안(?) 한것 같다..한 30년 35년 ..
그동안 참 우여골절 많은 일도 있었지만..
난 그동안 부도를 두번이나 내고.. 중국으로 일본으로 피신(?)다니고..
하지만 이 여사장은 한결같이.. 이 점포를 지키며 나를 맞아주었던 ..
나에겐 고향 같은 점포이다..
내가 국산 화장품을 하던 수입화장품을 하던 보따리상품을 하던..
언제나 한결같이 내상품을 팔아주던 곳이다..
문제는 그 한결 같다는것이 문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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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생각보다는 질지고 무섭다는 생각이다..
내가 총각시절 그 좋다던 직장 포항제철을 과감히 사표내고 포항에서..서울로...겁도없이..촌놈이..
그 겁도없던 순간부터 ..예견 되었던..
무차별한 고생은 시작이 되었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심정으로 매일매일을 ..스릴과공포로..
직업과의 전쟁은 끝도없는..전쟁터 였고,,
중국 연태로 향하던 향설란 배에서 무섭도록 컴컴한 밤바다를 한없이 바라보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엉덩이가 아프도록 자전거를 타고 아이템을 구하려고 발버둥..
꿈이련가 꿈이련가 차라리 그 모든것이 꿈이려면 좋으련만..
이제 다행이도 이나이가 되어서야 돈걱정은 덜하며 살게 되었지만..
그 여사장님은 한결같이 그자리 그점포에서..
문제는 그 한결 같다는것이 ..
가정형편으로 고교졸업후 취업한곳이 화장품점원..
그리고 10년후 어엿한 화장품 점포 여사장님으로..
내가 처음만난 시점이 막 화장품 점포를 개업하던 그때 그시절..
그리고는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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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안하는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집안사정으로 돈은 벌어야 한다는 말은 그 여인에게서 바람결에 들은것도 같고..
점포를 벗어날수 없는 직업적 환경에 ..외출을 할수가 없어 ..연애도 못해본건지..안해본건지..
아님 사랑해선 안될사람을 사랑해 ..상처를받아..독신을 고집하는 건지..
아무튼 아직도 골드미스이다..
몇년전 나이 60이 갓 넘었을때.. 유방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점포에 나와앉아 임시 알바에게 잔소리 잔소리를..해내던 그여인..
또 언젠가는 치아가 너무상해 온통 틀리며 치과치료를 해야 한다며..점포를 비우면서도..
점원에게 (그당시에는 점원이 있었음) 점포를 맞기던 것을 불안해 하기도..
내가 그많은돈 다 죽을때 가져 갈거냐며..이제는 좀쉬던가 ..아니면 점원에게 ..
모든걸 맞기고 좀.. 편히 살라고 하면..씩웃는다 ..
상가몇개에 아파트몇채 ..내가 아는것만도..
이곳저곳에서 월세도 상당히 들어오고..외형적으로는 ..돈은 여유가 있는것 같은데..
물론 난 그여사장 의 아주 일부분만 을 알고있다..
그여인이 왜 그렇게 돈을 벌어야하는지.. 왜 결혼은 안하고 있는지..
혹시 외형과는 다르게 다른 빚이 많아 더 벌어야 하는지..난 알지못한다..
하지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이제 서로 나이 난 70 .이 넘어가고..
그 여인은 70이 가까이오고.... 40년을 함께 동거동락(?)..한 가깝다면 가까운 친구 같은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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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으로는 돈이 많은 그 여사장님 ..하지만 너무나 검소한..그리고..
가끔이지만 내가 사주는 빵이며 호떡..그리고..일본과자등을 주면,,너무 애들처럼 좋아한다..
그나이 되도록..
맛난거 사주는 애인도 없는게 칭피 안하냐고.. 핀잔을 주면..
어디 돈많은 영감하나 소개해 달라고 능청이다..
하지만 난 그 여사장 에게 항상 고맙다..
내가 뭔가 일을 엎고..다시 시작 할때마다..새로운 상품을 들고..
그여사장 점포에 가면 항상 투덜투덜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도
내상품 모두를 항상 사주었던 그 여사장..
그건 너무나 나에게 ..용기와 그리고 재기 할수있는 힘을 주었다..
여자이기 전에..너무나 머리가 명석하고 ..현실감각이 뛰어난 그 여사장..
내가 새로운 사업이나 중국일본을 결정 할때도 많은 조언을 ..
물론 그냥 조언을 해주는것이 아니라 ,,그여사장 특유의..끝도없는 잔소리..
궁시렁 궁시렁 ..투덜 투덜..남자가 왜그래 부터..
무슨 장사 하겠다는 사람이 ..그렇게 결단성이..없냐고 비웃고..야단치고 짜증내고..
그러나 그와중에도 꼭 뭐 먹을거 사달라고 졸라대고..
내가 아는 여자증에.. 단연 이해하기 힘들고..이상스런 성격의 ..그여인..
하지만..
막상 그여사장이 암에 걸렸을때는 많이 걱정되고..불안했다..
내가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연 그 여사장 처럼 나에게 직언이나 잘못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해 주거나..
나에게 조언 그리고..격려를 해주는 사람이 몇이나 내 주변에 있는지..
다행이 암은 완치판정을 받기는 했어도 재발에 위험성은 항시 있는 것 이기에..
항상 불안해 하면서도..열심히 정말 열심히 살고있는 그 여사장님....
가끔은 그 여사장님 에게 묻고싶다..
왜 ..그렇게 열심히 누구를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를..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도 묻고 싶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냐고..
자식을 위하여..마누라를위하여..나 자신을 위하여...
글쎄 나도 모르겠다..꼭 누굴 위해서는 분명 아니다..
그냥 살다보니..그렇게 된것 뿐이다..난...
그렇게 사는게 편했고.. 그게 ..이 나이에 생각해보니 ..
아이러니 하게도...그 힘들었던 순간 순간들이 행복이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싶지만..
그 행복의 실체를 아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점주님..점주님....한 세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