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점포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말 그대로 발디딜 틈이 없을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점포정리..원가 이하 판매...
대형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나도 그들틈에 끼어 열심히 팔아주었다...
헤어스프레이 천원.. 무스천원.. 염색약 3천원..
핸드크림 맛사지 크린싱은 한무더기 사가는 손님에게는 그냥 주었다..
내가 그냥 손님들에게 이것저것 막 그냥 집어주어도...사장은 씩 웃고만다...
말 그대로 점포정리다..화장품 점포를 정리하는 중이였다..
처음에는 도매상에게 몽땅 덤핑처리로..넘기려고 했다..
하지만 도매상에선 거져먹으려 덤벼들었기에...
그리고 오랫동안 찻아준 단골에게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차라리 원가이하로 손님에게 서비스 하자는 의미에서..그 사장은 이방법을 택했다...
이점포 사장과는 참 오랜 거래를 유지했었다...
나와는 두살차이인 이집 사장은 지금 딱 60이다...
내가 처음 화장품에 발을 디디고 화장품 직장 전임자에게 거래선을 물려받고..
내가 화장품회사..영업사원 시절이든.. 독립을 하건..수입화장품을 취급하건..국내대리점을 하건..
이점포 사장님하고는..참으로 오랫동안 계속 거래를 해왔다...
아마 20년은 넘은것 같다 ..
88울림픽 전이였으니 적어도 23-4년은 된 거래처 이다...
내가 사업중 마지막 부도를 내고..
거래선 점포를 정리했을때도 마지막 단골 거래선 40-50개 점포는 그냥 나두었는데...
그러나..그중 대부분의 거래선들도 중국이다 일본이다 해외를 다니면서
남대문 동대문 국제시장 등 큰 거래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하나씩 하나씩 정리를 했었다..
이곳 사장님 점포는 작년까지 끈질기게 일본쪽 수입 화장품을 가지고 거래를해오던..
몇안되는 소매점포 거래선중에 하나였다...
말이 23-4년 거래지 내가 30대 중반에 만나서 지금 60 이 몇해 남지않았으니..
참으로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을 했던 장업계 동지들이다..
하긴 그전에 포철을 사표내고 서울에서 다시 시작한 ..
직장인 시계회사 영업사원시절.. 그시절 거래하던 시계점포도 아직...
인사를 나누는 그런 점포도 아직 있지만...
장사는 이런맛에 하는것 같다...
한번 거래를 트면 서로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지면..
10년이고 20년이고 서로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보통이다...
난 장사를 처음배울때 부터 점포상대 영업사원 을 시작했다...
다시잡은 직장에서 처음배치된 곳이 영업부서였고 바로 한가방 시계를 가득들고..
금은방 상대 시계영업을 시작한것이 장사의 시초였다...
30대 초반 펄펄날때..회사영업사원을 때려치우고...시계대리점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래선 개척이란것도 해보고... 시장조사라는것도 그때 처음시작을해보고...
그시절이 문득 문득 그리워진다...
그 20-30년 전에도 ..지금생각하니.. 그 시장조사 라는걸 참으로 많이도 했었다...
그 놈에 시장조사는..그때부터 지금까지..시계부터 ..화장품까지..
30년이 다 되도록 수도없이 계속적으로 해온것 같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포항 울산 전주 군산 청주 충주 강릉 춘천 원주 .
서울 수도권 구석구석 안가본 지역이 없는것 같다..
특히 프랑스에서 화장품을 수입해놓고 생각 보다 못팔아..
전국을 순회하듯..수입상품점..그리고..화장품 점포를 찻아다녔을 때가 피크 였던것 같다..
그때 너무많은 고생을 2-3년 동안 해서 수입상품이나 ..남대문 동대문..부산 국제시장..
보따리 .그리고.. 소무역의생리는..그때다 배웠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최근에는 중국 연태부터 위해청도 상해 북경 이우 심양대련..중국만 해도 20개도시를 ..넘게...
시장조사를 했고..일본은 동경 오사카 시모노 후쿠오카 등 ..
그놈에...시장조사 참 지겹다고..해야하나...
난 가끔 내가 전생에 장돌뱅이 보부상 이아니 였을까 그런생각도 해보았다..
영업이 너무싫고 지겨워 한달만하고 때려치워야지..하면서..
다음달은 꼭 그만둘꺼야를 외치면서 30년을 버터왔다..
그동안 거래를 했던 점포수는..아마도 만개는 넘은것 같다는 생각이다..
도데체 시장조사라는걸 나많큼 많이해본 사람이 또 있을까..그런 생각도 해본다..
암튼 그 사장 하고는 오랜 인연이였다...
그 사장이 이야기한다..
나 이제 뭐하지..당신따라 보따리나 할까...
돈 그많큼 벌었으면 그냥 편히쉬지...
이제 편히 나하고 해외여행이나 하면서...즐겁게 인생 보내지...
그 사장...씩 웃는다..
아직 더벌어야 해 유료 양로원에 들어가려면 ..
돈 더 벌어놔야해...그리고 아직 자식놈...자리도 못잡아서 더벌어야..한다고...
한때는..
사업하다 부도나고 또 재기하고 또 부도나고..또재기하고..또 부도나고..
그런것이 챙피하고..부끄러워 사람만나는 것도 피한적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인생이고 그또한 ..재미 있었던 삶이 아닌가..그런생각이..들 정도로..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가끔은..
거울속에비친 내 변해버린 모습에
젊고 탱탱 했을때 ..좀더 세상구경 많이 못한것이 한스럽기도 하다...
그시절 함께 호흡했던..장업계에 그많은 선후배님들 다 어디에 살고있을까...
지금은 브랜드샵이다 온라인이다 홈쇼핑이다..대형마트다...
화장품 점포를 하고싶어도 할수도 없다...
또 화장품을 차에싣고 팔러다닐 거래선 점포도 동네에는 없다...
정말 많이변해 버렸다...
그많은 화장품 대리점들 .. 수입화장품 사장님들..나까마들..
그리고..동네 구석구석 화장품 점포 사장님들 다 어디에 살고 있는가...
이제 차에 하나가득 상품싣고 거래선 찻아
떠도는 그런 예전의 보따리 장사꾼은.. 이제는 영영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인가..
온라인이다.. 대형마트다.. 해서 동네 소매점포는 설곳이 없다..
그건 우리나라만 그런것이 아니라 일본 중국 모두 마찬가지 이다...
우리는 그런대로 한세상 먹고 살았 는데..
앞으로 젊은 친구들은 도데체 뭐해서 먹고살지...
소자본으로 할수있는 동네점포는 하나하나 사라지고...
직장에서 쫏겨나는 젊은이들은 도데체 앞으로 뭐해서 먹고사나..
우선당장 내자식들 부터 걱정이다...
그냥 나죽었소 하고 ..열심히 지금의 직장에 충성하라고 말할수...밖에는..
점점 세상은 살기가 편해지는건지..힘들어 지는건지..
나이들면..쓸데없는..걱정이..많아 진다는데..그놈의 걱정도 팔자 인가 보다...
점포정리를 하는 마지막 거래선 사장님..
돈을 좀 벌어놓았을지 모르겠지만...너무 뒷모습이 쓸쓸 하다..
앞으로 남은 인생 뭐하고 살건지..
그것도 자꾸 맘에 걸린다..걱정도 팔자인가...